"수가현실화 립서비스 아니다" 

등록 : [의협신문] (2010-02-17 10:38:00)  

임종규 국장.."리베이트 투명화해 저가구매 욕구 살리려는 것" 강조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 12월부터 뜸을 들였던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새 약가제도를 16일 발표했다. 지난 연말 계획했던 새 약가제도 발표가 연기되자 일부에서 원안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추측도 있었지만 이날 원안이 그대로 선보였다.

새 약가제도를 디자인한 임종규 복지부 사회보험징수통합추진 국장을 만나 새 약가제도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임종규 국장

복지부가 약가절감액을 수가현실화에 쓰겠다고 발표했다.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누누히 강조했던 말이다. 약가절감액은 낮은 수가를 현실화하는데 비중을 두고 쓸 계획이다. 특히 오늘 발표된 새 약가제도가 주로 입원환자를 보는 병원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의원급 인센티브가 없다. 그래서 의원급 인센티브로 절감액의 일정부분을 지원할 계획이다.

약가 절감과 관련해 지난 수가협상에서 대한의사협회와 약품비 절감을 위해 공동보조를 하기로 했다. 또 최근에는 '처방총액 절감 인센티브제'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언급한 의원급 인센티브는 이런 것들과는 다른 별도의 인센티브인가?

-별도의 지원이다. 수가협상에서 보조를 맞추기로 한 약품비 절감 사업은 말 그대로 절감액을 어떻게 수가에 반영할 것인지가 다 잡혀있다. 처방총액 절감 인센티브도 그렇다. 그래서 오늘 발표된 안은 별도의 지원방안이라고 보면 된다.

약가절감액을 수가현실화하겠다는 말은 의료계로서는 환영할 만한 말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돼 있지 않다. 단지 선언적인 의미로 그치는 립서비스는 아닌가?

-립서비스는 절대 아니다. 구체적인 지원계획이 없는 것은 일단 오늘 발표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약가 제도 개선안이 주된 사안이며 절감액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계획대로 어느 정도 약가가 절감되면 수가현실화를 위해 쓸 것이다.

새 약가제도 발표가 연기되자 항간에서는 새 약가제도를 반대하는 측의 로비에 밀렸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렇지 않다. 단지 반대하는 측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새 약가제도 시행에 앞서 정책조율 등을 관계부처와 할 필요성이 있어서 잠시 미룬거다. 결과적으로 오늘 발표된 안은 원안에서 한글자도 바뀌지 않았다. 제약협회에서는 시범사업을 먼저하자고 입장을 밝혔지만 시범사업은 없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시행의 근거가 시행령과 시행규칙 뿐 이라는 지적이 있다. 한마디로 법적 근거가 없다는 말인데...

-시행령과 시행규칙으로도 충분히 새 약가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 만일 시행령과 시행규칙으로 새 약가제도를 운영하는데 문제가 있다면 현재 도입 10년을 맞은 실거래가제도도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현행 실거래가제도도 그 근거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다.

새 약가제도는 의료기관들이 실거래가를 사실대로 신고할 때 돌아갈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 가능하다고 보나?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병의원장인 경우 지금까지 꺼림직하게 받던 리베이트를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는데 왜 신고하지 않겠나? 새 약가제도는 병의원장이 약을 싸게 구입하고자하는 의지가 생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한 기획실사에도 나서고 리베이트 신고포상금제와 '쌍벌죄' 등을 도입해 채찍도 강화했다. 의사들은 쌍벌죄가 아무래도 신경쓰일 것이고 제약업계는 신고 포상금제가 아주 무서울 것이다. 최소 전체 약가의 5%, 크게는 10%씩 매해 절감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쌍벌죄가 의사들을 범법자로 양산하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것이란 우려도 있다.

-복지부안은 리베이트를 받다 절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에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리베이트를 형사처벌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리베이트를 받으면 형사처벌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게 무슨 말인가?

-처벌위주로 제도를 운영하기 보다는 의사의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할 것이란 얘기다. 그래서 민주당 최영희 의원의 쌍벌죄에 대해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최영희 의원의 안은 의사에게 5년 이하의 징역에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너무 쎄다.

이제 모든 것이 투명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다. 리베이트와 관련해 투명화해 양성화할 부분이 있다면 그래야 하고 처벌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최고의 전문가인 의사도 원하는 것일거라 생각한다.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