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초음파 급여화 적정성 논란에 관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성명서]

복지부의 초음파 급여화 관련 논의는 지난해 건정심에서 건보 보장성 확대계획에 의한 논의를 통해 2013년부터 원가분석의 용역 시행을 시작으로 정부와 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 수십 차례 유관기관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대한산부인과학회와 협력하여 초음파 급여화 수가 결정을 위해 초음파 원가 분석 자료,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는 산모 초음파 횟수 자료 및 이상적 산모 초음파 적정 횟수 자료, 외국 수가 비교 자료 제출 등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기대 이하의 의료보험 수가가 결정이 되었다.

그러나 시행 첫날인 10월 1일부터 인터넷과 언론에서는 일부 병원에서 본인부담금이 기존 비용에 비해 높아지는 경우가 생긴다는 의견이 있고 그것에 대한 불만이 제기 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0월부터 임산부 초음파검사와 4대 중증질환 치료 시 필요한 초음파검사 등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보험급여 인정횟수가 7회로 한정되어 있고 최소한의 의료보험수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 보험 수가가 결정되어 산부인과의 수입은 반 토막이 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우리나라는 병원 접근성과 초음파 장비 보유율이 높아 산부인과 산전 진찰 시 최대 15회의 검사를 시행하지만, 7회만 보험이 인정되었기 때문에 보험 적용 문제로 산모와 병원의 분쟁이 발생하고 차등 보험 적용으로 산모들의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보험 체제로는 산부인과 개업보다 폐업이 휠씬 더 많아 생존하기 어려운 무한 경쟁의 시대에 놓여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며, 이는 큰 사회적 문제이다. 일부 개원가의 경우 과다 경쟁으로 대표적 비급여 검사인 초음파도 원가에 못 미치는 비용을 받아 왔으며, 이는 과다경쟁으로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산부인과에게는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근 초음파 검사의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 되면서 덤핑을 했던 일부 산부인과에서 본인 부담 비용이 증가되는 현상이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이는 그동안 덤핑해 온 일부 극소수 산부인과의 예를 확대하여 발생된 오해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산모의 초음파 검사는 모든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결정된 산모 초음파 수가는 전 세계에서도 가장 저렴한 수가로 선진국에 비해 20~50%에 지나지 않는 수가이다.

또한 다른 과의 의료보험 초음파 비용에 비해서도 산모들의 초음파 비용은 저렴한 수가이다.

이번 초음파 수가는 정부 용역을 통한 초음파 원가 분석, 기술적 난이도, 검사 시간, 인건비, 초음파 장비비를 포함한 재료대를 계산하여 산출한 값이다. 하지만 산부인과는 산모라는 특수한 상태의 환자를 보고 하나의 장기만을 보는 다른 과와 달리 장기(자궁)안에 살아있는 태아를 보는 검사이므로 더 어려운 기술적 난이도를 요구하고 있고, 까다로운 우리나라 산모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칼라 도플러는 물론이고 실시간 입체사진이 가능한 3D, 4D로 볼 수 있는 기계를 사용하고 있어, 그 어느 과 보다도 고가의 초음파장비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이번 산모 초음파 급여화에는 이에 대한 요건들이 의료보험 수가에 충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된 산모의 초음파검사 1분기의 본인부담금 가격이 2만원 미만이며 실질적으로 산모가 지불해야 하는 검사비용은 훨씬 낮아졌음이 분명하다. 2만원 미만의 검사비가 높다고 한다면 어느 산부인과에서 산모를 위해 계속 진료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임신 1분기의 초음파 본인 부담금이 19,700원에서 시작되며 정밀 초음파도 35,200원 임. 아래 표 참조)

초음파 급여화가 산모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산부인과의사들에게 피해가 가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산모들이 만족하는 현실성 있는 초음파 급여화가 되려면 초음파를 보는 관행 횟수 정도는 유지되어야 하며, 급여 예외 적용 횟수도 폭넓게 인정되어 산모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분만관련 저수가 및 덤핑수가로 인해 매년 수십개의 분만의료기관이 문을 닫으며, 적자 누적으로 심지어 종합병원이나 대형 대학병원조차 분만실이나 신생아실 운영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므로 분만병원의 사라짐은 결국 산모와 신생아,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다.

초음파 급여화는 정부, 여러 기관의 고뇌로 결단 된 사항이지만 산모와 산부인과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정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초음파 급여 횟수 제한 완화, 산모의 본인 부담금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산부인과의사들은 산모 초음파 급여화 정책이 산모에 실질적인 이익이 되고 이 정책으로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2016. 10. 02

대한산부인과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