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산부인과의사회)가 무과실 보상 제도에 대해 재원을 부담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에 대한 무과실보상제도에 대해 복지부 의료정책과장과 국장은 무과실 보상제도 재원 마련을 마치 산부인과 의사들이 부담해서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21일 밝혔다.

정부는 6월3일 열린 의료분쟁조정법 관련 조찬간담회에서 의료사고배상공제조합의 설립 절차를 검토 중에 있고,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에 대해 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방안에 대해 구상중이며 재원조달과 관련해서는 분만을 하는 의료기관이 분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의료분쟁 조정제도를 효율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무과실 보상제도와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위한 부분도 있지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의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도 재원이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의료소송은 진료기록 감정 및 신체 감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다수의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며 이는 모두 비용이 따르는데 과연 그러한 전문가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이나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는 상당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데 과연 국가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국가가 이러한 예산과 인력, 시스템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중재원은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비용의 소송 대신 중재원을 통한 해결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 ▲중재원이 의료과실 여부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점 ▲무과실 의료사고의 경우에도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점 등은 의료소비자를 고려한 내용이나 이 또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수법인의 형태로 운영되는 중재원의 주요 업무는 ▲의료분쟁 조정·중재·상담 ▲의료사고 감정 ▲손해배상금 대불 등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신설된 의료분쟁법에서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의료배상공제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원마련의 방안으로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피해를 보상해 주는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로 운영돼서는 절대로 안 되고 반드시 별도의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6월3일 열린 의료분쟁조정법 관련 조찬간담회에서 정부는 의료사고배상공제조합의 설립 절차를 검토 중에 있고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에 대해 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방안에 대해 구상중이며 재원조달과 관련해서는 분만을 하는 의료기관이 분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 손해배상금의 대불은 상대가치 위험도 점수를 고려해 일부 기금을 보상재원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러한 정부의 계획은 무과실 의료사고보상 비용의 일부를 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 분담토록 하는 규정이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의료 분쟁법 조문 상 의료 배상 공제조합의 가입은 의무규정이 아니므로 하위 법령에서는 각 의료기관의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원조달의 방법을 의료기관이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무과실 보상은 전적으로 정부재원에 의한 보상안이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정중재원의 구성과 관련해 감정 단에 시민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문제 및 각 전문 과목 의료인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며 의료사고배상공제조합의 설립 운영과 관련해 기본출연금의 등의 재원조달 문제가 있음을 고려해 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법제이사는 '일본의 무과실보상제도에서도 일본은 전액 국가에서 재원을 부담하고 있다'며 '산부인과 의사들에게는 부담하는 범위는 과실 책임에 국한해 그 재원의 일부를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무과실 국가보상은 반드시 별도의 국가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거 김 법제이사는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무과실보상비용을 보전하려는 정부 방침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으며 분만 수가에 무과실 배상에 대한 재원을 반영한 수가 산정 없이는 절대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무과실 책임을 의사들에게 부담 시키는 것은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