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막무가내식 현지조사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현지조사지침을 개정해 조사자가 임의적으로 조사기간을 연장하는 행태를 제한하기로 했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건강보험심사평원장의 현지조사 의뢰권도 축소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지조사 지침’ 개정판을 내놨다.

개정 지침의 가장 큰 특징은 현지조사에 있어 조사기관과 조사자의 임의성이 개입되지 않도록 ‘보호막’을 마련했다는데 있다.

개정 지침에 따르면 현지 조사자로 하여금 자료제출의 지연이나 전산기록 해독 지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지침에서 정한 조사기간을 준수하도록 했다. 조사자의 임의적인 조사기간 연장을 제한한 것이다.

현지조사 지침에 의하면 현지조사는 최근 6개월 진료분 조사를 원칙으로 하며 △지속적인 허위청구가 확인된 경우 △무자격자 진료행위 또는 의료자원 부당신고에 의한 부당청구가 확인된 경우 △요양기관간 담합을 통한 조직적 허위부당청구가 확인된 경우에만 조사대상 기간을 최대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현지조사자가 실제 요양기관을 방문, 조사를 진행하는 기간 또한 △의원급과 약국은 1주 이내 △병원급은 2주 이내 △종합병원 이상은 4주 이내로 정해져 있으며, 조사 중 기간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복지부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공단이사장과 심평원장의 조사의뢰권한도 축소하기로 했다. 심평원장 등이 임의적으로 현지조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했던 기준을 지침에서 삭제하기로 한 것.

기존 지침에서는 데이터마이닝 결과 등에 의거해 조사의뢰대상을 선정하되, 기타 공단 이사장이나 심평원장이 현지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기관에 대해서도 현지조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다만, 공단 인력의 현지조사 참여범위를 확대한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기존 지침에서는 공단 인력의 현지조사 참여범위를 기존 공단의뢰기관 및 내부공익신고기관으로 제한하고 있었으나, 개정 지침에서는 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공단 의뢰기관이외에도 조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공단인력이 현지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미흡한데도, 이를 제한하기는 커녕 참여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은 문제”라면서 “공단의 참여범위를 확대한다는 지침은 철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