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선택의원제 도입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고신정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선택의원제 도입을 강행하기로 했다.

대상질환은 고혈압과 당뇨병으로,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등록환자를 모집한 뒤 환자에게는 본인부담금 경감, 해당 환자를 진료한 의원에게는 일종의 상담료와 질 평가를 통한 성과인센티브를 제공해 나가기로 했다.

복지부는 8일 브리핑을 통해 내년 1월부터 예정대로 선택의원제를 도입해 운영하겠다고 밝히면서, 선택의원제 도입계획 및 기본운영 모형을 공개했다.

제도의 명칭이 ‘만성질환관리제’에서 다시 ‘선택의원제’로 회귀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이날 공개된 제도운영모형은 기존에 공개되었던 복지부안을 상당부분 그대로 담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환자 대상으로 제도를 시행, 환자에게는 본인부담 경감과 건강지원 서비스를, 동네의원에게는 환자관리에 대한 보상과 성과 인센티브를 제공해 만성질환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환자들의 의원급 의료기관 이용을 유도한다는 것이 큰 골자다.

환자, 본인부담금 10% 경감..의원, 상담건당 1000원+성과 인센티브

일단 환자에 대해서는 본인부담금을 10% 인하하는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환자가 자신이 이용할 동네의원을 정해 계속 이용하면 진찰료의 본인부담이 현행 30%에서 20%로 경감시키기로 한 것.

다만 총 진료비 1만 5000원 이하로 정액제에 의해 1500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65세 이상 환자에 대해서는 추가 경감을 적용하지 않고, 추후 일정비용(연1회 8천원)을 환급해 주기로 했다.

한편 환자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네의원에 대해서는 환자관리표 작성을 전제로 회당 1000원(환자당 연간 10회 한도)을 별도 보상하기로 했다.

또 환자 지속관리율 등 일종의 질 평가를 실시, 평가결과에 따라 성과인센티브를 차등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참여환자 공단이 모집...내년 1월 시행

참여 환자 모집, 관리 역할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맡기로 했다.

복지부는 “선택의원제 참여를 원하는 환자는 공단에 참여신청을 하면 된다”면서 “9월말 건강보험공단에서 신청방법 등을 확정·안내할 예정이며 오는 10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환자들의 참여신청을 받고, 내년 1월부터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 의료기관은 별도의 등록절차 없이 기존의 방식대로 진료하고 해당 비용을 청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키로 했다. 별도의 등록절차 없이 만성질환자를 보고 환자관리표를 기록, 제출한 기관이라면 상담비용을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한편 대한의사협회가 맡기로 했던 만성질환 프로토콜 마련, 참여의사 교육 등의 내용은 제도모형에서 모두 빠졌다.

이동욱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대한의사협회가 참여거부 입장을 공식화함에 따라, 당초 계획 가운데 의사협회가 맡기로 했던 부분들은 제도에 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진료 프로토콜을 마련하는 작업은 향후 개별적으로 관련 학회나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 복지부가 제도강행 의지를 밝히고 나섬에 따라 선택의원제 도입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선택의원제 도입에 대한 회원 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도입에 전면반대하는 것으로 최종 입장을 정리, 복지부에 제도도입 계획 철회를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