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등 인하 불구 7600억 크게 넘을 듯 건강보험수가 인하 등 국가적 난제인 건강보험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상반기 정책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적자규모가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는 내년도 보험료 한자릿수(9%) 인상을 고수한다는 방침이지만 획기적인 보험급여비 지출 감축대책이 성공하지 않을 경우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환자 직접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5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급여비 지출은 지난해 상반기(1∼6월)에 지출한 6조2813억원보다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지난 3월 처음으로 의사와 약사에게 지급되는 건보수가를 2.9% 인하하고 1400여 약품을 비급여 대상(본인이 약값 전액 지불)으로 전환했는데도 보험급여 지출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복지부와 공단은 수가 인하로 연 1800억원,약품의 비급여 대상 전환을 통해 연 900억원의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올 상반기 중 월 10% 정도의 보험수가 감소를 예상했으나 실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자 당혹해하고 있다. 여기에 계절적 요인으로 연중 보험급여 지출이 줄어드는 6월과 7월 지출이 각각 1조1504억원,1조1867억원을 기록한 점도 올 목표 적자를 지키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월 보험급여 지출이 1조1500억원을 넘을 경우 올해 적자목표(7600억원)를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총 국고보조금 2조5000억원 중 상반기에 2조426억원,담배부담금 5400여억원 중 1634억원을 이미 지원받아 남은 보조금 8341억원과 보험료 외에 다른 추가수입원이 없기 때문에 지출이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이를 보전할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하반기 보험급여 지출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7,8월의 보험급여 실태가 파악되는 대로 건보재정 상황을 전면 재검토,강도높은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8월부터 대표적인 보험급여비 과다청구 의료기관에 대한 전면 실사에 나서는 한편 의료비 허위청구 기관 및 의사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를 함께 취해나가기로 했다. 복지부는 건보재정 악화 이유를 의사들의 고가약 처방 추세와 비급여 대상에서 급여대상 약으로의 처방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복지부가 보험급여 지출상황을 분석한 결과 보험수가 축소로 인해 병·의원의 의료급여비 지출은 7.9% 줄었으나 약제비 지출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는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처방전을 낼 때 값싼 카피약보다 최고 20여배까지 비싼 오리지널 약들을 처방한 결과로 해석된다. 여기에 또 의사들이 평소 처방하던 약이 비급여 대상으로 바뀌자 처방을 급여 대상이 되는 약으로 바꾸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실제 정부의 지출감축 정책이 무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장덕수기자 ds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