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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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급 세부 '역점'질환 1506개 선정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화에 적용 10월 시행 1차의료활성화·의료기관기능재정립 신호탄 지적

2011년 05월 17일 (화) 11:50:40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보건복지부가 16일 3차 '경증외래 약제비 본인부담률 조정협의체 회의'를 열어 달라지는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적용하기 위한 '의원급 역점질환' 51개(세부분류 1506개)를 확정했다. 당장은 달라지는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적용하기 위한 대상질환을 정한 것이라고 한정했지만 향후 의료기관종별표준업무를 구분하는 잣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 의미있는 결정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료사에서 처음으로 의원급과 병원급·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해야 할 질환을 구분한 것인 만큼 그동안 말뿐이던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기초를 닦았다는 기대섞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의원급 역점질환이 뭐야, 그런 건 왜 정했어? 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3월 의원종별과 상관없이 30%로 일률적용하던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의원은 30%·병원은 40%·상급종합병원은 50%로 각각 차등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날로 악화되는 건강보험재정을 고려해 의원에서 진료하면 충분한 질환들의 경우는 환자의 약제비 부담을 늘려 건보재정을 보존하고 무분별한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도 막겠다는 양수겸장의 수였다. 문제는 어느 질환을 의원에서 진료할 수 있는 질환으로 정해 약제비 부담에서 혜택을 줄 것인가에 대한 의원급과 병원급의 이견이었다. 의원은 가능하면 많은 질환을 의원급 역점질환으로 인정받는 것을 원했지만 병원은 의원급 역점질환을 정한다는 것 자체에 반감이 컸다. 특히 16일 열렸던 3차 회의는 4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회의 끝에 의원급 역점질환 51개를 어렵게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급 역점질환은 우선 51개 질환으로 정하고 같은 질환이라도 중증도나 수술 필요성·합병증 여부 등에 따라 병원진료가 필요한 경우를 분류했다. 당뇨병의 경우를 보면 일단 51개 의원급 역점질환으로 선정됐지만 '고혈당 NOS를 동반한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의 경우는 병원질환이 가능한 것으로 분류해 병원급에서 진료를 받아도 약제비를 차별받는 일은 없도록 했다. 질병코드는 일단 현재 분류체계인 3단체계를 기본으로 의원급 역점질환이 아닌 병원급 진료가능 질환들은 4단 이상 코드로 분류했다. 코드는 보험급여 청구를 위한 상병코드다.   대형병원 쏠림 완화위한 정책의 첫 단추 질환명으로는 51개지만 4단 이상 세부분류 코드로 따지면 1506개의 세부질환 코드가 의원급 역점질환이 됐다. 수천개의 세부질환 코드 중 의원급 다빈도 질환을 우선 역점질환 선정 대상으로 삼았으며 1506개의 세부질환을 골라내는 지난한 작업을 2개월여에 걸쳐 해 왔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원급 역점질환 선정이 의료기관기능재정립과 1차 의료활성화 등의 일련의 추진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보고 선정작업에 참여했다. 16일 확정된 51개 의원급 역점질환안은 6월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된 후 시행령 개정 등을 거쳐 10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10월부터는 의원급 역점질환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면 의원보다 약제비 본인부담률이 10%p늘어나며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는 20%p 나 늘어난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질환 선정 원칙은 철저히 전문학회들이 제시한 의학적인 기준을 따랐다"며 "약제비 차등화 방안 이후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의 첫 단추를 채웠다"는 말로 의미를 뒀다.   차등화 대상 질환 아닌 의원급 역점질환으로 명명한 이유? 협의체는 1차 모임에서 의원급 역점질환 분류는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적용하는 사업에만 국한한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복지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기관기능재정립의 흐름에서 볼때 의원급 역점질환을 선정했다는 것은 약제비 차등화 대상질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줄줄이 추진될 의료기관 표준업무고시 발표나 의료기관 기능재정립안·선택의원제 정책에서 선정된 의원급 역점질환 자료는 다양하게 활용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약제비 차등화 대상 질환이라고 이름 붙이면 될 것을 의원급 역점질환으로 한 것은 앞으로의 활용도까지 고려한 것 아니겠느냐"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