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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뉴스] 미국에선 환자 동의 없는 시술, 의료자격 박탈: 등록일 : 2010.12.29 조회수 : 316 작성자 : 산의회

미국에선 환자 동의 없는 시술, 의료자격 박탈

양승조 의원실 "미·캐나다, 임산부 인권보호 위한 제도 장치 존재"

미국에서는 의대생이나 수련의가 검사 실습을 할 때 마취 상태이거나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을 경우 의료시술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양승조 의원실은 진료실 출입 사전 동의 입법에 앞서 의회정보실 국외자료과에 미국과 캐나다의 환자 인권 보호에 대한 현황 조사를 의뢰해 지난 24일 관련 자료를 받았다.

미국의 환자 및 임산부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사업 및 직업 규정의 2281조'에 명시돼 있다.

2281조는 '내과·외과 전문의 혹은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거나 병원 실습중인 학생들은 환자가 검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 동의하거나 골반검사가 수술·진단 절차의 일부일 경우에만 허용하며 이를 제외하고는 환자가 마취 상태이거나 의식이 없을 시 검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2003년 2월 발표된 Ubel의 논문에서 약 90%의 의대생들이 산부인과 관련 과에서 수련을 받으면서 수술을 마친 후 마취상태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골반검사(Pelvic Exam, 생식기 검사)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문제 제기의 발단이 됐다.

검사실습을 하기에 앞서 해당 환자로부터 동의서를 받았거나 검사실습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지 여부는 논문에는 나와 있지 않았던 것.

이에 필라델피아 주에서는 관련 법을 정비해 환자에게 사전 설명 없이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의대생들이나 수련의들에 의한 검사 실습을 마취 상태 혹은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실시하는 경우 의료시술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했다.

캐나다는 산부인과의사협회와 교수협회에서 2006년 공동 제정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수련의가 마취 상태에서 골반검사를 할 경우 환자에게 수술 전 통보토록 했으나 올해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를 강화해 환자의 명백한 동의를 받도록 했다.

캐나다의 가이드라인에는 의대생·수련의는 환자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소속 등의 신분을 명확하게 밝히고 검사의 절차를 설명한 후 검사 동의 여부를 환자에게 구한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해당 산부인과팀의 모든 구성원인 학생, 레지던트, 전문의 등은 환자의 산부인과 관련 수술에 앞서 환자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학생들은 자신이 학생임을 밝히고 수술의 보조를 위해 참여할 것을 설명해야 한다.

마취상태에서 검사를 실시하게 될 경우는 사전에 구두 동의를 얻어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외래 진찰시에도 의대생들은 환자에게 실습 중인 의과대학 학생임을 밝힌다.

이렇듯 영국과 호주에 이어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제정돼 의료진의 자기소개 문화가 확립돼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산부인과학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병원 내부 지침이나 의사윤리 강령 등에 이러한 조항이 이미 있고, 가이드라인을 사회적 합의에 맞게 고치고 개정하는 수준이라면 동의하고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을 법으로 만들고 동의하지 않으면 전공의가 진료실, 수술실에 못 들어오는 상황이 되면 교육 근간이 흔들린다. 진료실 출입은 법으로 규제할 것이 아니라 에티켓으로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법으로 정해서 자격을 상실시키고 처벌할 수준의 의료인지도 따져봐야 하고 처벌조항이 생기거나 문서 형태의 동의서까지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성지 기자 (ohappy@medip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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