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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뉴스] 사후피임약 노레보정의 일반약 전환, ‘희박’ 혹은 ‘대박’(?): 등록일 : 2011.07.04 조회수 : 314 작성자 : 산의회

사후피임약 노레보정의 일반약 전환, ‘희박’ 혹은 ‘대박’(?)

메디컬투데이 양민제(mjyang365@mdtoday.co.kr) 기자
입력일 : 2011-07-04 07:56:24

［메디컬투데이 양민제 기자］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한 찬반논란이 의·약계는 물론 각종 시민단체 등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끊일 줄 모르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 2차 회의를 통해 시민단체와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 등은 일반의약품으로 전환 요청을 하는 전문의약품 목록을 각각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약사회와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이하 녹소연) 등은 사후피임약인 노레보정 등 비슷한 의약품 목록을 제시해 일반약 전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에 대한 찬반 여론이 크게 엇갈리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약사회 등은 국민의 편의성 등을 위해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에 찬성하고 나섰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은 약의 부작용 등을 거론하면서 맞받아치고 있다.

◇ ‘의사 진료 기능 의미 없어’…사후피임약 일반약 전환되면 '대박'

현재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복용할 수 있는 사후피임약은 일반약으로 전환될 경우 의사처방 없이 약사의 복약 지도만으로도 손쉽게 살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약사회와 시민단체 등은 일반약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먼저 약사회 측은 사후피임약 등 일부 전문약에 대해 오남용 우려가 적고 유효성·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이라는 것을 근거로 그 동안 국민들이 의약품 구입 시 겪었던 불편을 완화시키고 국민 편의성을 고려해 사후피임약 등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보였다.

특히 사후피임약은 이미 외국에서 일반약으로 구분돼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직접 구입이 가능한 상태라며 이에 대한 국내 도입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과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먼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측은 안전한 낙태정책으로의 전환과 낙태 예방의 실천적 방안으로 사후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경실련 측은 미국 FDA가 지난 1999년 Plan B 사후피임약을 승인하고 지난 2005년 미국의 산부인과학회나 소아과학회에서는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약국판매를 지지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미 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벨기에·핀란드 등 외국에서는 낙태예방 방안으로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사후피임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약국에서 시판되고 있다”며 “다만 일부 연령제한을 두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치 않는 임신과 그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을 줄이는 낙태예방 수단인 사후피임약에 대한 홍보와 접근성의 제고를 위해 복지부에 정책 전환을 요구하며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녹소연도 마찬가지의 주장을 펼쳤다.

녹소연 녹색시민권리센터에서는 앞서 약사의 복약지도와 안전관리를 통해 안전한 복용이 가능한 10개 전문의약품을 선정해 일반약으로 재분류할 것을 복지부에 요청한 바 있다.

특히 해당 의약품 품목 가운데 사후피임약에 대해서 녹소연 측은 의료기관에서의 진료기능이 거의 없으며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기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일반약 전환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녹소연 조윤미 본부장은 “사후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서 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의미가 없다”며 “의사 진료 기능이 과연 유효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대개 경험적으로 의료기관으로부터 진료과정을 따로 받아 사후피임약을 처방 받으면 기록에 남기 때문에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대신 처방받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러한 행태로 의사가 약을 복용하는 여성의 상태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료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약사의 복약 지도만으로도 충분히 처방이 가능한 의약품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조윤미 본부장은 “대부분의 외국에서는 사후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지정하고 있다”며 “잠복한 질병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복용해야하는 의약품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작용할 것을 기대하며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 의약품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사후피임약이 일반약으로 전환되면 성문화가 문란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성교육 등을 통해 성관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책임을 가르쳐줌으로써 올바른 성문화를 생성할 수 있다”며 “사후피임약이 일반약으로 전환돼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것이 곧 문란한 성문화 조장이라는 의견은 다소 유치한 발상이다”고 비판했다.

단 조윤미 본부장은 이러한 주장과 관련해 약사들의 복약 지도에 있어 더욱 신중함이 필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 ‘부작용 많고 낙태 안 줄어’…사후피임약 일반약 전환될 경우 '희박'

반면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반대하는 의학계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의사회)는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에는 부작용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의사회는 최근 사후피임약은 일반 경구 피임약에 포함된 호르몬의 약 10~30배에 달하는 고용량 호르몬요법이라는 것을 근거로 복용 후 메스꺼움·구토·두통·하복부통증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사회 측은 사후피임약이 응급 시에만 사용돼야하는 약이지만 일반약으로 전환될 경우 일상적인 피임방법으로 오남용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후피임약의 평균 피임 실패율이 10~20% 이상 달한다며 사후피임약을 여러 차례 박복해 복용할 경우 호르몬에 내성이 생겨 피임효과가 더욱 감소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최근 사후피임약에 의존하는 경우가 급증함으로써 사후피임약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사회적인 성 문화 자체가 문란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진오비, '사후피임약, 의약분업 예외 약품으로 지정해야'

한편 사후피임약에 대해 의약분업 예외 약품으로 지정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이하 진오비)은 이와 같은 주장을 주요골자로 해 29일 이명박 대통력에게 청원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또한 진오비 측은 사후피임약에 대해 피임 실패율이 작게는 5% 크게는 42%로 높고 고동도 호르몬제로서 부작용이 많아 건강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사후피임약은 강간 등 응급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진오비는 또 현재 비급여로 돼 있는 피임 관련 진료와 일반피임약·응급피임약 등의 급여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즉 현행 보험 규정상 피임과 관련된 진료는 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환자들은 비 급여 진료비와 약 값을 지불하거나 병원에 오지 않고 부정확한 피임법에 의존해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또한 진오비는 “피임과 관련한 진료와 일반 피임약 및 응급 피임약을 보험 급여화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낙태를 줄이는 지름길이다”며 “사후피임약을 의약분업 예외 약품으로 지정하고 속히 보험 급여화해주길 바란다"고 청원했다.

◇ 복지부·해당제약사, ‘향후 추세를 지켜봐야…’

이처럼 찬반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정작 복지부와 해당의약품의 제약사 등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향방을 지켜보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 23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복지부 진수희 장관은 “사후피임약의 경우 섣불리 판단할 의약품은 아닌 듯 싶다”며 낙태금지법·성도덕 문란 등 논란의 소지가 많기 때문에 당장 일반약으로 전환할 품목은 아니라는 생각이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 또한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은 약심위원들이 판단해야 될 사안이다”며 “물론 부작용도 검토해야하며 일반약 전환 등을 결정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사회적 파장·영향 등도 분명 고려해야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사후피임약으로 거론된 노레보정의 해당제약사인 현대약품 측은 최근 향방을 지켜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현재 노레보정의 일반약 전환이 결정된 바 없으므로 본사 내부적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며 “차후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 등이 난 후에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지 않겠냐”며 말을 아꼈다
메디컬투데이 양민제 기자(mjyang365@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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