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분쟁 피하려면 설명 잘하고 근거 남겨라 .. " 

올해 의료소송 판결  .. "주의의무 .. "와  .. "설명의무 .. "가 승패 갈라 

기사입력 2008-12-31 07:09

[2008년 주요 판례에서 얻는 교훈]

 ..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임을 설명하고 그것을 증거로만 남겨도 의료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 "

환자권리가 신장되고 의료분쟁에서 환자들이 승소하는 예가 많아지면서 점차 의사의 과실유무를 묻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이 늘고 있다.

2008년도에도 크고 작은 소송이 있었지만 대다수 사건의 골자는 비슷하게 요약된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이면 소송자체를 피하거나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메디게이트뉴스는 2008년 한해동안 일어난 주요 소송사례를 분석, 의료분쟁의 원인과 판결의 경향을 알아봤다.

그 결과 대다수의 소송이  .. "주의의무 .. "와  .. "설명의무 .. "에 따라 의사의 배상 책임 범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알수 있었다.

 .. "수술결과가 아닌 최선을 다해 증거를 남겼느냐가 중요하다 .. "

의료진이 패소한 대다수 사건들은 주의의무 태만이 중요한 사유가 되고 있었다.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것이다.

무균처치를 해야하는  .. "히루안 .. "을 조치없이 주사해 패혈성쇼크로 환자를 이르게해 1억원의 손해배상처분을 받은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또 음주상태에서 넘어져 뇌손상을 입고 구토를 하며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를 음주로 인한 구토라며 집에 돌려보내 결국 사망, 6천만원을 배상하게 된 사례도 있었다.

응급환자에 대한 검사나 진료를 소홀히 해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무는 사례도 빈번히 일어났다.

환자의 상태가 이상해졌다는 응급콜을 받고도 병원에 늦게 도착해 배상금을 무는 경우도 있었으며 응급환자를 두고 병원에서 퇴근해 배상책임을 진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같은 사례라 하더라도 자신의 의료처치를 꼼꼼히 기록하는 등 증거를 남겼던 의사들은 대부분 승소했다.

재판부가 주목한 것은 환자의 상태가 아닌, 의사가 최선을 다해 진료했는가였기 때문이다.

지난주 색전술 후 뇌출혈로 인해 좌측 신체마비가 일어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환자는 의사가 과실을 저질러 신체마비가 일어났다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의사의 손을 들어줬다.

색전술은 고난이도 수술이고, 기록들을 볼때 그 상황에서 의사는 색전술을 시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유다. 결국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기록이 의사를 살린 것이다.

감기와 비슷한 뇌수막염을 감기로 잘못 진단한 의사도 승소했다. 의사는 환자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해열제와 진통제, 링거액을 투여하는 등의 최선을 노력을 다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를 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환자에게 수술의 필요성과 예상되는 후유증을 정확하고 충분하게 전달했는가도 중요한 잣대로 작용했다. 특히 그러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는가가 중요한 지표로 작용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과실이 전혀없었음에도 후유증 등을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의사들이 위자료를 물어주는 예는 대부분 설명의무 위반이었다.

특히 이같은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어도 환자가 심사숙고할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면 그 또한 설명의무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왔다는 점에서 설명의무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다만 큰 부작용이 아니라면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결도 나와 주목된다. 수술중 의사의 과실이 없었고 수술결과가 크게 나쁘지 않다면 설명의무를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이에 대해 대외법률사무소 최재혁 변호사는  .. "의사의 진료채무는 결과를 반드시 달성해야 할 결과채무가 아니라 현재의 의학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 적절한 진료조치를 다해야 하는 수단채무 .. "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 "그렇기에 진료과정을 상세히 기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며  .. "설명의무 또한 최근 판례가 설명의 내용 뿐만 아니라 그 형식과 시기 등에 대하여도 문제를 삼고 있는만큼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 "고 밝혔다.

서울대, 원외처방약제비 소송 승소···한의사 X선 판결도 관심

이외에도 서울대병원과 대학병원들이 제기한 원외처방약제비 반환소송도 의료계의 관심거리였다.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이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성모병원의 임의비급여 사태와 맥이 같은 부분이 있어 주목을 받았었다.

특히 예상을 깨고 법원이 건강보험공단에게 원외처방약제비 수십억원을 배상하라고 주문하면서 병원계에는 큰 파장이 일었었다.

한의사는 X선 기기 등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은 판례도 주목받았다. 법원이 양의학과 한의학은 이원적으로 구분돼 있고, 이에 따라 사용하는 기기도 다를 수 밖에 없다고 판결하면서 한의계의 반발이 일었었다.

수술이 잘못됐다며 병원에서 소란피운 환자는 무죄판결을 받은 반면 자신이 조직폭력배라며 응급실에서 의사를 협박한 남성은 구속형을 받은 것도 희자화 되며 많은 의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의사, 혹은 한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개설해 부당이득을 취한 사무장들에게 잇따라 징역형이 선고된 것도 관심을 끌었다.

특히 한 사무장은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개설하는 한편, 재활치료연구원 등을 설립하고 이사장 행세를 하면서 이곳에 찾아오는 환자들을 자신의 차로 병원에 실어 나르는 행위를 지속해 징역형을 받아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인복 기자 (iblee@medigat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