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수술을 할 때는 반드시 마취과 전공의사가 참여해야 하고 환자가 깨어날 때까지 상태를 계속 살펴야 합니다. 그러나 요즘 마취과 의사들은 수요에 못미치고 의료보험 수가 때문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의료사고의 개연성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현장포커스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전국적으로 부쩍 늘어난 성형외과,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성형외과에서는 안면윤곽성형을 위해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큰 수술만 하루에 평균 세 건 이상 시행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마취과 전문의를 두지 않고 필요한 경우에만 프리랜서 마취과 전문의를 부르고 있습니다. 기자: 현재 우리나라의 마취과 전문의 수는 2480명, 하지만 실제로 병의원에서 직접 마취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절반도 안 됩니다. 수요는 많아지고 공급은 부족하다 보니 마취과 전공의사는 자연히 여기저기 뛰어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마취업무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자: 현재 의료보험 마취과 진료수가는 개인의원의 경우 2만 7000원, 종합병원은 5만 4000원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마취과 의사들은 비교적 의보수가가 높은 통증클리닉 개업에 몰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런 통증클리닉을 개원한 의사들의 수는 약 800여 명, 통증클리닉의 개원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수술현장에서는 마취과 의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50%도 안 되는 마취과 전공의로는 병원을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마취과 교수들이 퍼스트콜러, 그러니까 일반 레지던트가 당직하듯이 똑같이 웬만한 대학병원에서 다 당직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나마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들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지방의 대학병원이나 중소 일반 병원에서는 어쩔 수 없이 프리랜서 전문의를 씁니다. 기자: 의료수가에 맞춰 진료비를 받아야 하는 외과의원은 프리랜서 마취과 의사를 부르기가 부담스럽습니다. 기자: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을 담당한 외과의사가 직접 마취를 하기도 합니다. 기자: 마취과 의사가 프리랜서로 활동하다 보니 마취사고에 대한 대비책도 미비합니다. 기자: 마취과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적정량의 마취제를 처방해야 하고 환자가 의식을 찾을 때까지 옆에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기자: 마취과 의사 부족에 따른 의료사고 개연성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전공의 지원율이 90%를 넘어섰기 때문에 특별한 보완책이 없어도 자연적으로 수급에 맞춰 들어갈 겁니다. 기자: 대형 수술현장의 필수요원인 마취과 전공의사. 그러나 이들은 더 이상 수술환자의 침대 옆에서 환자가 깨어나기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마취과 의사가 없는 수술대의 환자와 가족, 그리고 수술진마저도 불안하고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현장포커스입니다. [현장 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