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과대광고”…의협 ”환자위한 서비스” 병·의원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진 의사의 경력·치료법 등이 의료법상 과대광고에 해당된다며 보건소 등에서 의사들을 무더기로 고발하자, 의료계가 “홈페이지는 환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라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성형외과 개원의협의회는 올 들어 홈페이지와 관련해 과대광고로 고발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신고한 회원은 27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국 성형외과 개업의의 절반에 해당되는 규모이다. 피부과·안과 등을 합치면 고발된 의사들은 300명이 넘는 것으로 의사협회는 보고 있다. 서울 명동의 K성형외과 김모 원장은 “경찰 조사 후 보건소에서 1개월 업무 정지에 해당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P성형외과 김모 원장도 “지난주에 홈페이지에 실린 내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의료법 위반으로 약식 기소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 경찰서 한 곳에서만 병원 홈페이지 과대광고 건으로 보건소 등에서 고발한 사건이 90건 넘게 접수돼 수사 중이다. 이 같은 무더기 고발사태는 지난 3월 고발 사건을 접수한 경찰이 보건복지부에 의료법 위반 여부를 질의한 것에 대해, 복지부가 병원 홈페이지를 광고로 볼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복지부 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수술 전·수술 후 사진을 게재하는 등 환자들을 현혹하는 치료법 등을 소개한 경우만 고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병원 홈페이지도 그 같은 사항이 있으면 고발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법 시행령 33조에는 의료광고는 병원과 의사 이름·진료시간·진료과목·응급실 유무 등 8개 기본 항목만 표기가 가능하다. 이를 어길 경우 업무 정지와 벌금형을 받게 된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분과위원회 한형일(韓炯逸) 위원장은 “일부 병·의원에서 ‘최고’, ‘최초’ 등 과장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의사협회에서도 이를 규제하는 내용의 기준을 마련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과대광고라고 한다면 전국의 모든 병원 홈페이지를 폐쇄해야 한다”며 “고발된 의사들은 유사한 형태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서울대병원·연세대병원 홈페이지도 고발해서 맞대응을 할 태세”라고 말했다. 현재 거의 모든 대학병원 홈페이지도 의료진의 경력과 전문분야·치료장비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의사협회 신상진(申相珍) 회장은 경찰청을 항의 방문할 방침을 세웠다. 한편 복지부는 의사 경력 표기를 광고에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내년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병원 홈페이지에 대해서도 일부 광고에 해당되는 내용을 수용하는 지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金哲中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