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감소… 분업 제외 주사제는 늘어 2000년 7월 1일 의약분업을 시행한 지 2년이 지났지만 고가약 처방이 계속 증가해 건강보험 재정지출을 늘리고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의 불편이 계속되는 등의 문제점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반면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전문약을 사먹던 관행이 거의 사라지고 항생제 사용량이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성과=보건복지부는 27일 "의약분업 2주년 성과" 자료에서 동네 의원의 진료비 청구 건당 항생제 품목 수가 2000년 5월 0.9개에서 지난 3월 0.7개로, 스테로이드제 가짓수는 0.19개에서 0.16개로 각각 22%,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 의사의 진단과 처방 없이 약국에서 전문약을 조제하던 임의조제(연간 1억7천만건)가 금지되면서 약물 오남용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이용흥 보건정책국장은 "분업 초기 제기됐던 국민불편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국민의 알권리와 의료서비스가 향상된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문제점=의약품에 대한 마진이 없어지면서 고가약 처방이 급증했다. 고가약은 같은 성분의 약 중에서 값이 가장 비싼 것이다. 2000년 5월 동네 의원이 처방한 약 중 고가약의 비율이 36.2%에서 지난 3월 50.9%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건강보험에서 나간 약값이 4조5천억원에 달해 건보재정 지출의 25%를 차지했다. 동네 의원의 진료비 청구 중 항생제가 들어있는 건수의 비율은 2000년 5월 54.7%에서 지난 3월 49.7%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에는 이 비율이 더 떨어지지 않고 45~49%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주사제를 분업 대상에서 뺀 뒤 주사제 사용량이 되레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0.55개였던 동네 의원의 청구건당 주사제 품목 수가 지난 3월 0.58개가 됐다. ◇논란=환자가 조제 장소를 병원이나 약국 중에서 선택하는 일본식 선택분업을 주장해온 의사협회는 분업 방식 변경에 대한 여론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대학병원이나 중소병원들의 모임인 병원협회는 병원 안에서 약을 조제하도록 틀을 바꾸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성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