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제정 시 ‘요양급여 받을 권리’ 항목 누락 서울행정법원, 항목 누락 명백한 실수 인정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신영수)이 국민건강보험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는 내용을 무리하게 적용시켜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청구를 심사하지 않고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서울에 있는 김 모 피부과의원이 2001년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1999년 1월 진료분을 청구했으나 국민의료보험법(1999년 2월 8일 국민건강보험법 제정으로 폐기됨)에서 정하고 있는 소멸시효 기간(2년)을 경과했다는 이유로 심사를 거부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요양급여비용 심사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낸 김 모 피부과의원에 따르면 문제가 된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14조(소멸시효에 관한 경과조치)는 ‘보험료를 징수하거나 반환 받을 권리 또는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 또는 과다 본인일부부담금을 반환 받을 권리로서 이 법 시행 전에 발생된 소멸시효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국민의료보험법)에 의한다’로 되어 있다. 따라서 국민의료보험법 제62조(보험료를 징수하거나 반환을 받을 권리,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 보험급여비용을 받을 권리 또는 과다 납부된 본인일부부담금의 반환을 받을 권리는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의 규정을 적용 받아야 하나 ‘보험급여비용을 받을 권리’가 국민건강보험법 부칙에 누락되어 있어 심사평가원이 소멸시효 2년 경과를 이유로 심사를 거부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과정에서 심사평가원은 국민건강보험법 부칙이 입법화되는 과정에서 착오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을 권리’의 기재가 누락된 것이므로, 이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면 보험급여비용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구 국민의료보험법의 규정에 따라 2년이 되는 것이고, 김 모 피부과의원에서 심사 청구한 요양급여비용 청구권은 당해 요양급여가 종료된 날부터 2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5월 30일 “국민건강보험법 부칙에서 ‘보험급여비용을 받을 권리’를 제외하고 있음이 법문상 명백함으로 국민의료보험법에서 정한 2년의 소멸시효를 적용 받지 않고, 국민건강보험법 제79조에서 정하고 있는 3년의 소멸시효기간을 적용 받는다”고 판결해 심사평가원이 법적용을 잘못했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국민건강보험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있는 국민의료보험을 그대로 옳기다보니 착오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실무자의 실수로 착오를 일으킨 것이지만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는 부분을 무리하게 적용시킨 심사평가원의 잘못이 크다”고 밝혔다. 이정환 기자 leejh91@fromdoct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