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성명서> 노사자율교섭에 경찰 개입을 규탄한다! … 성북경찰서 고대의료원측에 진술서 요청, 노동부는 노조에 협박 1. 경찰과 노동부가 앞장서서 노사간 대화와 자율교섭을 통한 해결을 가로막고 파업장기화를 유도하면서 월드컵 노사평화를 깨뜨리려 하는 정부의 행태를 4만 보건의료노조는 강력히 규탄한다. 2. 파업투쟁 2일째인 5/24일 오후 3시경 고대의료원장실로 성북경찰서 수사과장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는) 진술서를 써달라. 그러면, 내일 아침에 (지부장에 대해) 출두요구서를 보내겠다"라며 고대의료원쪽에 진술서를 써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에 고대의료원쪽은 "우리 직원인데 그렇게 할 수 없다."라며 정중히 거절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수사과장이라는 사람은 "위임해서라도 진술서를 써달라. 정 안되면 노무담당이라도 보내라."라며 계속 진술서를 써달라고 요청했고, 고대의료원쪽에서 "노사가 교섭을 하고 있으니 진술서를 쓰기 어렵다."고 하자 "오늘 밤 12시까지 진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고대의료원쪽은 "경희대의료원과 이화의료원에도 경찰이 찾아가 출두요구서를 보내는데 필요한 진술서를 써달라고 했는데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직권중재라는 악법에 의존하여 불성실교섭을 일삼아온 사용자의 교섭태도 때문에 불가피하게 파업에 돌입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교섭으로 파국을 막고, 파업사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에 경찰이 "출두요구서를 보내기 위해 필요하니 진술서를 써달라"는 식으로 노사관계에 부당하게 지배개입하여 노사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사례이다. 3. 또한 서울지방노동청 소속 모 근로감독관이 고대의료원지부를 찾아와 "불법파업이니까 파업을 자제하라. 적법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해라"면서 노조를 협박하고 갔고, 또한 남대문 경찰서는 오늘 오후 보건의료노조 차수련 위원장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한다. 4. 파업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노사가 교섭을 통해 파국을 막고, 파업사태를 해결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경찰이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고 노동조합에게 협박이나 일삼는 것은 교섭을 난항에 빠뜨리는 부당한 지배개입을 한 사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번 경찰의 노사관계 부당개입 사례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악법의 잣대를 들이대고, 공권력투입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김대중정부의 방침에서 나온 것인가? 노사가 원만한 타결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경찰이 개입해서 왜 찬물을 끼얹는가? 5. 노동부는 직권중재에 의존해서 불성실하게 교섭하고 파업을 유도한 사용자에게 한번이라도 협박하거나 경고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6. 보건의료노조는 5/7일부터 100여개 병원 3만2천여명이 조정신청하였으나 협상으로 타결되었고, 타결되지 못한 41개 병원 1만6천여명이 5/23일 파업에 돌입했으나 원만한 협상으로 타결, 5/24일 현재 15개 병원 9천9백여명이 파업을 전개하고 있는 바, 하루빨리 파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교섭을 통해 파업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7. 이러한 가운데 경찰이 부당하게 개입하여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고, 파업사태를 악화시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원만한 타결을 지도·감독해야 할 노동부가 노동조합을 협박하면서 오히려 노사대화와 교섭을 가로막고, 노사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것은 김대중정부가 내세우는 "월드컵 노사평화를 스스로 깨뜨리는 부당한 지배개입"으로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8. 김대중대통령도 월드컵을 빙자하여 불성실교섭 행위를 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는 사용자를 엄단하겠다고 밝혔지 않은가? 그러나 현장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5/23일 파업첫날 성실한 교섭으로 타결을 이룩하려 했으나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경우 "파업을 해산하지 않으면 교섭하지 않겠다"며 아예 교섭을 내팽개쳤고, 이화의료원의 경우 "임금 7%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교섭하지 않겠다"고 하고, 경희의료원의 경우 파업 이후 단 한차례도 교섭에 응하지 않는 등 사용자들의 불성실한 교섭태도 때문에 타결을 이룩하지 못했는데, 파업 둘째날인 5/24일 경찰과 노동부 개입상황이 발생한 것을 볼 때 이번 보건의료노조 파업과 관련하여 노동부와 경찰, 사용자가 3자가 공모하여 파업을 공권력으로 누르고 탄압의 칼날을 휘두르려 한 모종의 시나리오가 마련된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9. 우리는 엄중히 경고한다. 우리는 경찰과 노동부의 방해와 지배개입에도 불구하고, 하루빨리 파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교섭을 계속해나갈 것이며, 만약 노동부와 경찰 등 정부기관이 노사자율교섭을 방해하고, 노사파국과 갈등을 부추기고, 노사관계를 악화시킴으로써 파업을 장기화시키고, 사태해결을 어렵게 할 경우 월드컵을 불사하고 전면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우리는 5/26일 가톨릭의료원 등 미타결 사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타격투쟁과 민주노총 총력투쟁 집회 결합, 5/27일부터 대규모 거리선전전, 5/31일 월드컵 개막식을 겨냥한 서울상경투쟁 등 전면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성북경찰서는 고대의료원 노사간 자율교섭과 대화를 가로막고 부당하게 노사관계에 개입한 사실과 관련하여 진상을 공개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서울지방노동청은 고대의료원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붙이는 발언을 한 근로감독관과 관련하여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김대중정부는 원만한 타결을 가로막고,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붙이면서 월드컵 노사평화를 깨뜨리는 부당한 개입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번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는 "필수공익사업장 직권중재 제도"를 즉각 철폐하라! 2002년 5월 24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