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약단체 일제 반발..."위기전환 지혜" 필요 정치권 및 약사회·의사협회 등 관련단체가 정부의 보험재정 대책에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 정부가 보험재정파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이번 반발 움직임은 그동안 정부정책의 개별사안에 대한 반대 차원을 넘어, 의약분업 및 의보통합 추진의 근간을 흔드는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가 "보험재정안정 우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추진해 왔던 각종 정책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련단체에 대한 정부 대응이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 26일 열린 상임위에서 정부가 보험재정 안정대책의 강력한 추진을 위해 진행해온 "보험재정건전화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법안심사 소위 회부를 거부하고 나섰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김원길 복지부 장관은 국회가 법안처리를 지연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 입법을 요구하고 나서 법안의 회기내 처리 전망을 어둡게 했다. 또한 야당 의원들은 직장의보와 지역의보의 재정분리를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개정안"을 회기내 처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부의 의보통합 정책에 본격적인 제동 걸기에 나섰다. 이는 그동안 정부정책에 대해 비판과 협조를 병행해 왔던 야당의 국회 활동을 상기해 볼 때, 현 정권의 실패정책으로 거론되온 의약분업 등에 대한 야당의 주도권 잡기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28일 "이번 특별법에 대해 야당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힘의 논리를 전개하려는 일종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하고 "재정분리 문제 역시 여야 협의가 안될 경우 표대결로 갈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여당은 수(數)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재정분리는 한나라당이 회기내 처리해 법안 중 하나로 설정해 놓은 만큼,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안다"며 "여하튼 정부의 각종 정책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사회 및 의사협회 등 관련단체의 반발 움직임도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의약분업 정책에 우군(?) 역할을 해온 약사회가 "의약품 관리료 체감제" 강행시 이를 약사직능 말살행위로 규정, 의약분업 철수는 물론 단체행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나섰다. 또한 최근 잇단 법인약국 허용 발언으로 정부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를 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의사협회 역시 신상진 신임 회장 선출을 계기로 의약분업 전면재검토 및 건강보험재정 관련정책에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이어서 복지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3월 보험재정 위기 이후 정부의 각종 재정대책을 재정안정화 우선이라는 명분에서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앞으로의 형국은 관련 단체와의 협조체제 구축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정부가 자칫 대응을 잘못할 경우 의약정 간의 대립은 불가피하며, 오히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의사회와 약사회를 논의의 장으로 끌어올수 있는 정부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