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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뉴스] 병리학회의 분노(병리의사)-2/25
등록일 : 2002.02.25 조회수 : 2772 작성자 : 관리자
지난 15일에 대한병리학회로부터 한 장의 공문(2002. 2. 8.일자)을 받았습니다. 수신은 해부병리과 수탁검사 실시기관장에게이고 제목은 "부당한 해부병리검사 수가 할인에 대한 본 학회의 입장"이었습니다. 내용은; 현재와 같은 해부병리수탁검사의 부당한 수가 할인(덤핑)은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으로서 이로 인해 병리학회 회원들에게 불이익이 초래되어 왔으므로, 이의 시정 을 위해 병리학회가 다음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인 바, 1. 검사수가의 할인이 확인된 기관은 해부병리 수탁검사 실시기관 인증을 즉시 취소 하겠슴. 2. 의뢰기관과의 검사위탁에 관한 계약서가 없는 경우 인증을 취소하겠슴. 3. 해당 수탁기관과 의뢰기관을 보건복지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즉시 고발하겠슴. 의 입장을 통보해온 공문이었습니다. 저는 임상병리 및 해부병리수탁검사기관인 네오딘의학연구소의 운영자로서, 병리학회 의 염원을 잘 알고 동감하고 있으므로, 상기의 공문을 첨부하여 저희의 위탁기관인 병 의원들에게 협조문을 보내어, 3월 2일 수거분부터 해부병리검사에 대해 보험수가 100% 로 정산할 수 밖에 없게 되었음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도록 하였습니다. 저는 임상병리과를 전공한 사람의 하나로서, 현재 광범위하게 벌어지고있는 임상병 리, 해부병리 및 핵의학 위탁검사 수가의 극심한 할인에 대해서 화가 치밀고 자존심 상하고, 어떻게 하면 제 값을 받을 수 있을까 하고 밤잠을 못이룰 정도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대한병리학회가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그 과단성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 며, 그와같은 결연한 의지대로 이 기회에 해부병리 검사수가의 부당한 할인을 원하지 도 제시하지도 않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또한, 앞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그와같이 자기 회원들의 권익과 의학의 균형적인 발전 을 위해 행동하는 대한병리학회 임원진들이 몹시 부럽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위탁검사 수가의 과도한 할인을 방지하는 방법중에 그렇게 간단명료하고 효과적인 방 법이 있을줄은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번 기회에 해부병리 위탁검사 수가가 정상화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나, 선례가 될 수 있는 일이기에 당사자의 입장에서나 제삼자의 입장에서나 한 가 지 지적을 아니해둘 수가 없습니다. 수탁검사기관에 대한 학회의 인증제도는 1998년말에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한 "의료보 험진료수가및약제비산정기준"의 부록1 "검체검사 수탁에 관한 기준"에 의해 도입되어 6개월간의 경과기관을 거쳐 1999년 7월 1일부터 실시된 것이었습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수탁검사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1. 적합한 자격-요양기관 등, 2. 적 합한 인력-전문의와 임상병리사, 3. 적합한 시설장비 외에 4항으로서 "정도관리 등에 관하여 -중략- 관련 학회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고시에 의하여 3개 전문학회-임상병리, 해부병리, 핵의학-에서는 정도관리 등에 관 한 심사기준을 마련하였고, 신청기관에 대해 현황심사를 하여 1999년 7월 1일부터 1~2 년의 유효기간을 가진 수탁검사실시기관인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몰론 저희 기관에 서도 완벽하지는 않으나마 초창기부터 큰 이상없이 인증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대한병리학회의 인증여부를 위한 심사기준은 주로 전문의 및 임상병리사 인력, 장비, 정도관리 운영 등에 관한 점검항목으로 되어 있으며, 검사수가의 할인에 관한 항목은 나타나있지 않습니다. 금년의 경우에도, 지난 1월 8일에 보내온 병리학회 공문에 의하 여 1월 29일에 실시한 저희 기관 인증심사중에도 수가 할인에 대해서는 별 코멘트가 없었으며, 2월 6일에 보내온 심사결과에서도 그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월 8일자 공문에서 "검사수가의 할인이 확인된 기관은 해부병리 수탁 검사실시기관 인증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해온 것입니다. 사실 위탁검사 수가의 할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알만한 사람은 모두가 알고있는 현실이며, 보건복지부는 물론이고 공정거래위원회도 질의회신 등을 통해 알고 있는 사 항이며, 알면서도 뾰족한 수가 없어 방치되고 있는 사안입니다. 과거에 "수탁검사기 준"에서 덤핑을 금지하는 규정을 넣어보기도 하고, 현재는 위탁검사 보험청구를 EDI 로 의뢰기관과 실시기관이 각각 청구하여 분리급여토록 하기도 해보았지만, 적극적인 실천의지가 부족하여 현실에서는 조금도 개선이 되지않은 실정입니다. 병원에 따라서는 할인된 수가로 계약한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습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예고도 없이 경과기간을 두지도 않고, 설명회 등을 통해 취지와 긴급성을 설명하거나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함도 없이, 갑자기, 검사수가를 할인하면 인증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해온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않은 일이며, 의사들이 늘 비난하는 정부의 졸속의료행정패턴의 전염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 습니다. 더구나 "검사수가의 할인"이라는 사항은 의학학술단체의 주 소관분야인 학문적 사항이 나 진료 기술 및 정도관리에 관한 사항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해당 전문과목 전문의들의 권익과 생존과는 직결된 사항이겠지요. 또 전문과목학 회가 전문의의 권익을 위해 행동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전문과목학회에게 수탁검 사실시기관을 인증하는 권한을 준 것은 학술단체의 역할을 기대하였기 때문이지, 전문 가집단의 권익단체의 역할을 기대하였기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검사수가가 할인되면 검사의 질이 떨어질 개연성이 많겠지요. 그렇다면 전문학회에서 할 일은 검사의 질이 떨어졌음을 밝혀내어 인증을 취소하거나, 아니면 검사의 질적 하 락을 방지하기위하여 일정 수준의 비용을 검사에 사용하도록 하는 항목을 심사기준에 도입하도록 조치했어야 할 것입니다. 누구 말마따나 학생시절 병리학은 엄청난 학문이었고, 우리나라 의학계에서 병리학회 가 차지하는 권위와 위상은 대단합니다. 병원에서 병리의사는 최종 진단을 내린다는 자부심과 함께, 진단 결과가 환자에 미칠 영향이 갖는 중압감으로 인해 신중에 신중 을 기하는 스타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검사결과를 읽어보면, 진단이 확실하 지 않는 경우에는 만에 하나 진단이 틀릴 가능성에 대비해 가능성 있는 진단명을 모 두 열거하는 치밀함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와같은 병리학회에 대한 선입관을 일거에 깨뜨리는 계기가 이번에 이루어졌 습니다. 물론 그것은 구태를 깨고 한 단계 획기적인 도약을 이루려는 의지일수도 있습니다. 혹 은, 그것은 개업이 불가능한 진료지원과에, 일은 병 걸릴 정도로 너무 고된데다가, 보 험수가는 턱없이 낮은 해부병리과가 비인기과의 수위를 다투는 현실로 인해 장차 전문 과목으로서의 생존이 위협받는데 대한 처절한 각오의 표출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움을 해부병리전문의만이 겪는 것이 아니고, 그러한 어려움이 초 래된데 대해 해부병리전문의들이 온전히 책임없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사람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대책을 의논하고 그 대책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그걸 홍보하고 의식을 확산시키는 노력이 선행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병리학회가 선도함으로써 리더쉽을 발 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게 병리학회 본래의 모습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 이 듭니다. 그러나, 주사위가 이미 던져졌고 이젠 이미 물 건너온 상황입니다. 다소 무리가 있더 라도 그 취지는 실현되기를 바라며, 기회가 허락된다면 이제라도 수탁기관들이나 의료 기관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모습이 보이기를 바랍니다. 글 중에 외람되고 지나친 점은 널리 용서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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