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IT업계의 최대 관심을 끌었던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추진이 어렵게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8일 본회의를 열어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조항을 삭제한 채 건강보
험재정건전화특별법안을 재석 179표 가운데 찬성 144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사업은 법적 근거를 잃게 돼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이
게 됐다.
복지위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에서 소속 의원들은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에 따른 개인정
보 유출과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의 투자대비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정부
가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도 전에 업체들이 과열양상을 보인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
다.
김태홍 의원(민주당)측은 “작년 11월부터 복지위 소속 법안소위를 통해 전자건강보험
카드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논의, 지난해 12월 초 6인 의원의 서명을 받아 관련 조항
을 특별법안에서 삭제했다”며 “당시에도 의원들은 전자건강카드 도입에 따른 개인정
보유출과 허위부당청구 방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삭제 배경을 밝혔다.
은행컨소시엄·한국건강카드(KHC)·한국의료정보원 등 관련 컨소시엄은 특별법안에서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조항이 삭제된 채 통과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전자건강보험증제도가 도입될 경우 관련 시스템 및 스마트카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반 구축에 따른 초기 IT유발수요만도 1조2000억~2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
대, 50여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수주경쟁에 대비하는 등 지난 한해 내내
복지부와 국회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웠다.
컨소시엄 참여업체 관계자들은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규정이 삭제된 채 법이 통과됐
다는 것은 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의미한다”며 도입 백지화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번 법안처리에 이어 현재 파다하게 나도는 소문대로 김원
길 복지부장관을 비롯한 이 사업 추진의 핵심 인사들이 곧 있을 개각에서 교체될 경
우 사업이 구심점을 잃고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그러나 “정부 차원의 제도 도입이 무산되더라도 컨소시엄들은
공동으로 주요 병원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카드 사업을 독자적으로 벌여나가게 될 것”
이라며 사업추진 의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