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는 지난 19일 암이나 백혈병 등 중증질환자의 입원비 중 환자들이 직접 내는 본
인부담금 비율을 기존의 20% 수준에서 5~10% 선으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중증질환 치료에 드는 비용이 수백~수천만원대에 이르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는 치료비는 절반에 못 미쳐, 그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복지부의 조치는 암환자 등 중증질환자가 몰리는 대학병원 등의 병실난을 부추
기고, 선진 의료 시스템인 외래 중심의 치료에 역행하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환자가 외래에서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본인부담금 비율은 치료비의 50%대이다.
즉 같은 질병으로 똑같은 검사와 치료를 받아도 외래에서 받으면 환자가 부담하는
액수가 훨씬 많다. 만약 입원비의 본인부담금을 더욱 줄인다면, 환자들이 무조건 입원
해서 치료받게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지금 대학병원은 병실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입원이 필요
한 경우는 일부에 불과한데 하루 몇 분 방사선 치료를 받으려고 한 달 이상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하루가 급한 백혈병 환자들도 대학병원에 입원하려면 최소 3~4주
는 기다려야 한다. 입원하기가 워낙 힘들다 보니, 환자들도 병원에 한 번 들어오면 웬
만해선 퇴원할 생각을 안 한다. 병실난의 악순환이 고질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항암치료의 80~90%가 외래에서 이뤄진다. 환자가 병원보
다 자택에서 지낼 경우 심리적으로 안정돼 치료효과가 더 좋은 데다, 의료비 부담이
더 작기 때문에 환자들도 선호한다.
때문에 입원비를 줄여준다는 우리 의료정책은 엉뚱한 방향을 택한 것이다. 의료보험
은 환자들이 어디에서 치료를 받건 그들의 의료비 부담을 전체적으로 줄여주는 방식으
로 운용돼야 한다.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co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