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SBS美, "목좋은 곳" 건물매입
재벌그룹들이 동네병원을 기웃거리고 있다. 서울중앙병원, 삼성
의료원 등을 통해 ‘재벌의 힘’을 실감한 의료계는 동네 병원까
지 재벌에 의해 장악될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동네병원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SK㈜와 SBS. SK㈜
는 서울 강남과 부산 광복동 등 ‘목 좋은 곳’에 건물을 매입,
5~10개의 개인 의원을 입주시켜 경영자문과 마케팅, 홍보, 병원
관리 등을 대행한다는 계획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사업성이 있
다고 판단되면 이 같은 ‘SK 클리닉’을 전국 규모로 확대한다
는 구상이다.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위해 SBS 자회사로 설립
된 ‘SBS미’도 ‘뷰티산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 성형외과 피
부과 안과 치과 등을 한 곳에 모으는 이른바 ‘뷰티 클리닉 사
업’을 계획하고 있다. SK㈜와 SBS미는 최근 매물로 나온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건물을 ‘신 사업’을 위한 교두보로 동시에
점찍고, 구체적으로 매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 ‘인텐저블(intangible) 개발사업팀’ 민선홍 팀
장은 “사업성 검토 단계며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이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의사들의 견해는 두 가지다. 외국자본이 밀어닥칠 것을 대비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동네 병원을 육성해 놓아야 한다
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사들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의사는 대형유통업체가 동네 수퍼를 몰아낸 것과 같은 현상이 벌
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서울 뷰티앙피부과 김두한 원장은 “돈
만 된다면 구멍가게까지 다 먹겠다는 발상”이라며 “가뜩이나
상업화로 치닫고 있는 의료계가 재벌의 참여로 더욱 상업화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 임호준기자 hjl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