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담의 진실

모든 환자를 한 가지 상담 방법으로 진료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유전에 의해서 또 어떤 사람은 열량의 공급과 소모간의 불균형에 의해서 비만이 발생한다. 이때, 위의 두 사람을 똑같은 방법으로 상담해서는 치료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체중에 영향을 주는 생활양식의 미묘한 차이와 수많은 환경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상담 방법의 다양성은 끝이 없다. 하지만 성공적인 상담이 되기 위한 공통적인 부분은 있다.

비만 환자를 치료하는 곳은 병원이나 의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위의 한의원과 소위 말하는 샵이나 찜질방, 심지어 미장원도 경쟁상대가 된다. 그런 곳과의 차이는 단순히 이름뿐만 아니라 결국 전문성, 지식, 신뢰도, 윤리성 등이 주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식이 아무리 많더라도 지혜롭게 운영하지 않으면 망할 수도 있다. 결국 환자가 병원에 와서 단지 주사나 약을 떠나서 한의원이나 찜질방 등과 차별성 있는 양질의 서비스를 받았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때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상담가의 태도를 먼저 논하고자 한다.

상담가의 태도는 크게 나누어 2가지가 중요하다. 하나는 매너가 좋아야 하고 또 하나는 전문가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 항목으로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a. 앞에 앉아 있는 환자를 나의 유일한 환자처럼 대하라

환자 앞에서 환자와 관련 없는 전화를 받거나 다음 환자를 위해 상담을 서두른다던
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환자는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이 병원 너무 잘되어서 나같은 환자는 필요 없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b. 썰렁한 농담은 피하라. 하지만 즐거운 상담이 되도록 노력하라.

애써 환자와 친해지려고 하는 부적절한 농담을 건네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하지만
환자와의 상담이 즐겁고 편안하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농담같은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억지웃음을 만들려 하지 말고 부드러운 미소와 진지함으로 다가가라.

c. 시간을 지켜라.

환자가 밖에서 어느 정도 대기하면서 기다려야 이 병원을 깔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진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기다리게 해주어 고맙고 대단한 병원인 걸?’ 하는 환자가 많을까? 아니면 ‘다른 병원에 가야지.’ 하는 환자가 많을까? 물론 기다리게 하면서도 다른 경쟁자들보다 월등히 좋은 진료를 줄 수 있다면 예외겠지만......

d. 상담 중에 음식을 먹지 마라.

당연히 껌이나 음료수 같은 음식을 먹지 마라. ‘난 바빠서 이렇게라도 먹어야 합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면 음식을 먹는 것은 매너 없이 보일 뿐 아니라 전문성도 없어 보인다.

e. 환자의 비밀을 지켜주어야 한다.

치료의 효과나 자신의 전문성을 위해 다른 환자의 비밀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환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하더라도 그 환자 또한 본인의 비밀 누설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f. 환자를 비난하지 마라

비만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에게는 비난보다는 칭찬과 격려가 약이 된다. 환자들은 도움을 청하러 온 것이지 비난받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다. 하루에 하나씩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백약보다 나을 때가 있다.

g. 적극적으로 듣는다.

환자가 이야기 하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나 말이 아니라고 해서 흘려 들어서는 곤란한 경우가 생긴다. 듣는 것만으로도 비만환자에서는 치료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h. 모르면 모른다고 하여라

의사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물론 전문가다운 모습을 보이려면 평소에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야겠지만 본인이 모르는 것을 물어 보았을 때 솔직히 잘 모르는 부분이고 끝까지 같이 해결해보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인터넷 덕분에 방문하는 환자의 경우 의사보다도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다. 섣부른 대답보다는 환자의 궁금증을 같이 해결해 보려는 적극성을 보여주는 것이 낫다.

i. 항상 공부하라

상담이라는 것은 말만 잘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의 지식에 대해 소홀히 하지 않아야만 상담할 밑천이 생기는 것이다. 10년 이상을 의사로서 환자를 보았다 하더라도 비만이라는 환자를 본 경험이 많지 않다면 계속 적으로 모임에 참석하거나 다른 의사들과 토론 및 공부를 통해 상담을 위한 밑천을 닦아 놓아야 한다.

j. 눈빛이나 손동작을 사용하라

의사들의 맹점은 간혹 환자와 입으로만 상담하려는 것이다. 가끔씩 웃으며 환자의 말에 ‘동의한다’는 신호를 보내거나 환자의 문제가 되는 부분을 손을 만져서 의사본인도 문제를 인식하고 환자에게도 적극성을 보여주는 태도가 중요하다.

결국 한 명 한명의 환자를 집중해서 대하고 최대한 환자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대답은 명쾌하고 간략하게 하여 상대방을 이해시켜주며 가능한 시간을 지켜주는 것이 성공에 가까운 기본적인 태도이다.

- 위의 내용 중 일부분은 비만연구의사회 역 “체중조절을 위한 생활양식 상담방법 (The Lifestyle Counselor's Guide for Weight Control)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