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협 ‘전문학회 토론회’서 지적 　안전성과 유효성에 근거한 약품의 분류·사용과 검증된 치료를 중심으로 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올바른 비만치료를 위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다수의 참석자들은 비만치료에 대한 보험적용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밝혔다. 　의협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가 20일 의협에서 주최한 `올바른 비만치료를 위한 전문학회 토론회'에서 `비만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근거한 권고안'을 발표한 박혜순 교수(울산의대·가정의학)는 “1998년 WHO에서 비만을 만성질환의 하나로 규정하고 미용 차원이 아닌 고혈압, 당뇨병의 치료모델과 유사한 방식으로 비만에 접근하도록 제시했다”고 전제하고 “우리나라도 비만 환자를 관리할때 단순히 경험적 방법이 아닌 객관적인 근거자료를 토대로 접근해야 한다”며 권고지침을 제시했다. 　박 교수가 제시한 권고지침인 `비만 약물치료의 원칙'은 ▲비약물 요법에 의한 비만치료 선행(3∼6개월) ▲비약물 치료 시도 후 기존 체중의 10%도 감소하지 않을 경우에만 약물치료 시작 ▲장기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립된 비만 치료 약제 사용 ▲비만 치료를 위한 약물치료는 보조적 방법이란 인식 확립 ▲의학적 감시하에서만 비만 약물치료 시행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오동재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원은 “지나친 의약품 사용에 대한 규제는 의사의 진료에 대한 자율권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인위적인 약품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여러 비만 치료제에 대해 부작용을 포함한 정확한 정보를 회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오 회원은 “자칫 비만치료 가이드라인이 권고안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따르지 않는 의사들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열 개원의협의회장 역시 “안정성을 중시하는 약품분류와 비만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필요하지만 그 기준과 적용범위를 개원가의 현실을 고려해 유연하게 만들어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권고안은 말 그대로 권고안인 만큼 늘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개원 회원들과 학회 관련자들이 자주 모임을 갖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보다 유연하고 합리적인 비만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비만 치료의 보험적용에 대해서는 다수의 회원들이 현 보험재정을 고려하면 현실화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부가 비만치료에 대해 규제를 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김형규 교수(고려의대·내과학)는 “비만 치료에 대한 보험적용 요구는 비만도 질병이란 일종의 대국민 켐페인으로 추진되는 것이며 비만도 질병인 만큼 의사의 의학적인 관여가 필수적이라는 일종의 선언”이라고 설명하고 “학회는 이 문제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10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 예상 토론회 시간을 2시간여나 넘겨 가며 열띤 토론을 벌이는 등 최근 비만 치료에 대한 회원들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했다. 　최승원·choisw@km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