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학회, 국민건강 위해 무분별한 치료 자제 부탁 개원의협, 개원가 실정 고려된 권고안 마련 요구 최근 의료계 내부적으로 무분별하게 실시되고 있는 비만치료와 관련 대한의사협회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전문학회 및 관련 개원의협의회간 의견 조율이 잘 되지 않아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지식향상위원회는 지난 20일 ‘올바른 비만치료를 위한 전문학회 토론회’를 개최하고 전문학회 및 개원의협의간 논의를 진행했으나, 권고안이 개원가의 형편을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등이 나오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따라서 비만치료 가이드라인은 의료계 내부 의견 조율을 더 거친 다음 내년 초에나 발표될 가능성이 많아지게 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대한비만학회(박혜순 교수)는 ‘비만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근거한 권고안’,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영호)는 ‘비만예방 가이드라인’, 대한개원의협의회(오동재)는 ‘비만 보험적용에 대한 입장’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우선 대한비만학회 관계자는 “현재 장기적 비만치료제로 FDA에서 승인한 약은 제니칼, 리덕틸 뿐”이라고 전제한 뒤, “비만 치료제가 시판된 이후 비만 치료는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비만 치료제의 혜택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환자들은 오히려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비만 치료제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남용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는 등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1998년 WHO 에서도 비만을 만성질환의 하나로 규정해 고혈압, 당뇨병의 치료 모델과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하도록 제시하고, 따라서 우리나라도 비만 환자의 관리 시 단순히 경험적 방법이 아닌 객관적 근거자료를 토대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비만학회는 비만의 치료 방법 중 약물치료와 관련해 ▲약물 요법 이전 운동 등의 선행 ▲장기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립된 약물 사용 등의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비만학회는 “소아에서는 아직 안전성이 확립된 비만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라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음으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는 “1998년 성인 네 명 중 한 명이 비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며 “비만은 단순히 외모만의 문제가 아닌 건강을 위협하는 만성질환”이므로 수많은 과대광고에 현혹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주치의의 도움을 받아 행동수정, 식사요법, 운동, 약물치료 등 자신에 맞는 치료방법을 적절하게 병행해야 하며,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학회 권고안이 좋기는 하지만 개원의 실정을 잘 반영해야 한다”며 “처벌 위주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보다는 모든 개원의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비만치료는 현재 비급여가 대부분인데 이를 무조건 보험권으로 포함시킬 경우 상대가치점수를 조정하는 데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만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해 학회와 개원의협의회의 의견 조율이 어려움을 겪자 지식향상위원회 한 관계자는 “애초 의협이 비만캠페인을 실시한 의도는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게 해 일부 사이비 의료를 막고, 국민들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며, “개원의들도 이러한 취지를 잘 이해하고 함께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개원의들이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비만을 미용목적이 아닌 질병으로 인식하게 하는데 동참할 경우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의협도 “비만 가이드라인은 아직 논의 중에 있으므로 학회의 권고안이 의협의 공식입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힌 뒤 “일부 언론 등에서 이를 무분별하게 확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의협은 조만간 전문학회 및 개원의협의회와 의견조율을 여러 번 더 거친 후 최종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발표할 계획이다. 이정환 기자 leejh91@fromdoctor.com